할아버지가 장남이고
우리 아버지가 장남이여서 어릴 때 부터
우리집은 제사가 끊이질 않았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제사를 했으니깐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어릴 때보다는 제사가 많이 줄었고,
그럼에도 일년에 3번 제사상을 차리는데 하나는 설날, 하나는 추석, 마지막 하나는
할아버지 제삿날이다. 어제가 할아버지 제사였고
나의 할아버지를 말하자면 내가 엄마 뱃속에 임신한 상태에 돌아가셨으니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년도는 나의 나이에 +1하면 된다.
어제는 11시에 레슨하나를 끝내고 잠깐 2층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벌써 부침개 준비를 하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내가 도와드려야했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시고 어머니는 출근했기 때문에 물론 작은엄마가 분당쪽에서
내려오신다고 얘기는 하셨지만 언제 오실지 몰라. 내가 도와드리는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부침개를 하는데 이쑤시개같은 걸로 꼬치처럼 여러가지
재료를 엮은다음에 계란을 적시고 부치는것인데 계란이 풀같은 역할을 해서 재료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열심히 뒤집고 할머니는 빈곳이 생기면 틈틈히 계란을 중간중간 넣어
정성스럽게 준비를 했다. 거의 다 끝날 무렵 작은엄마가 오시고 또 엄마도 마침 일찍 퇴근하셔서
점심을 먹고 내려왔다.
저녁이 되어서 가족들이 하나둘씩 모였고 아버지는 술이 진득하게 먹은 상태로 특유의 술주정을 시작하였다. 가족 어느 누구도 터치는 없었다. 버릇없는 장남이라 오직 나만이 좀 조용히좀 하쇼
할아버지 왔다가 시끄러워서 다시 가겠습니다. 이랬다. 작은엄마가 오실 때 빵이랑 여러가지 사오셔서 그런것들 먹고 제사가 끝나고 다같이 밥먹는데 나는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엄청난 피곤함을 느꼈다.
그리고 셋째삼촌이랑 산에대해서 얘기하다가 옛날얘기 사는얘기 하느라 시간이 저녁 12시 30분 까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몇 일전까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는데 그 답을 조금을 알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제사를 드리고 다음 날
살고 싶어졌다. 그것도 엄청나게 잘 살고 싶어졌다.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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