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안녕 열쇠

열쇠를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하나는 연습실, 하나는 카페.

열쇠가 가벼워진 것 만큼 자유로워졌다.





2017년 10월 23일 월요일

제주도

살면서 제주도는 한번 가봤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너무 많은 것을 보느라 정작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 후로는 제주도를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다음 글 속에 주제를 찾으세요 고등학생 때는
글 속에 숨어있는 주제를 찾아야 했다. 주제는
처음 문장과 끝 문장을 주위 깊게 보면 된다고 했는데
주제는 보이지 않았다 문제를 만든 사람이 야속했다.

손재주를 기르기 위해서 부단히 연습했다.
이론도 공부하고 작은방에서 같은 것을 반복했다.
재주는 내가 부리고 돈은 벌지는 못했다.

나이가 먹으니깐 사람들이 네 주제를 알라고 했다.
나는 소크라테스가 환생한 줄 알았다.
주제는 학생 때나 찾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재주로 나의 주제를 증명해야한다.

언젠가 제주도에 갈 것이다. 바람 많고 여자가 많고 돌이 많은 곳.

2017년 10월 18일 수요일

우리집 정치색깔

우리집은 삼대가 함께 살고 있는 대가족이다.

지난 대선에
할머니는 홍준표의원을 지지했고
부모님은 안철수의원을 지지했고
나는 문재인을 지지했다

(꼭 대놓고 물어보지 않았지만 그런것 같다.)

우리집은 정치적인 견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잘? 살아가고 있다.

누가 가정은 작은 국가라고 했나?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정류장

살아가면서 배운것은
더 멀리 가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젊은시절은 기다림을 배우는 시간이였다. 
출발과 도착은 같은 곳이고 
과연 그 곳에 가면 나는 달라져 있을까? 
보물섬을 가려다 보물이 되어버린 사람아.

2017년 10월 9일 월요일

속리산 문장대 등반


2017년 10월 9일 (한글날) 월요일 아침 8시 30분에 출발했다. 

지난 여름 휴가를 딱히 어디로 가지 못해서, 재훈이형에게 추석연휴 길으니깐 

어디좀 놀러가면 좋겠다. 제안하고 날짜를 하루 잡아서 속리산을 가게되었다. 

2년전에 자전거를 타고서 혼자서 올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고, 

그때는 천왕봉을 올라갔는데 사람들이 속리산 하면 다들.. 문장대, 문장대 해서, 

한번을 올라가리라 맘먹었었는데 오늘은 문장대 코스로 해서 올라갔다. 

사실 문장대는 천왕봉보다. 4m 낮다. 속리산은 정말 부드러운 길인것 같다. 

몇달전에 갔었던 계룡산 보다, 동내 뒷산인 계족산보다 등반하기 쉬운것 같다. 

물론 그곳보다 훨씬 높지만.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에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

'나희덕 속리산에서'




다 올라갈 때 까지 속리산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 올라가서는 모든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막 올라온 외국인에게 피니쉬 라고 하니깐 

올모스트라고 한다. 또 그다음에 할프라고 한다. 

맞는 말이였다. 정상은 끝이 아니라 절반이였다. 














성장

 내가 어렸을때 소풍을 가서 잔디위에서 한참을 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다른 사람이 내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분명히 내 공인데 부끄러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 공을 달라고 말하지 못했었다.  나는 분명히 무언가 두려웠고, 미안했고,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