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9일 월요일

속리산 문장대 등반


2017년 10월 9일 (한글날) 월요일 아침 8시 30분에 출발했다. 

지난 여름 휴가를 딱히 어디로 가지 못해서, 재훈이형에게 추석연휴 길으니깐 

어디좀 놀러가면 좋겠다. 제안하고 날짜를 하루 잡아서 속리산을 가게되었다. 

2년전에 자전거를 타고서 혼자서 올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고, 

그때는 천왕봉을 올라갔는데 사람들이 속리산 하면 다들.. 문장대, 문장대 해서, 

한번을 올라가리라 맘먹었었는데 오늘은 문장대 코스로 해서 올라갔다. 

사실 문장대는 천왕봉보다. 4m 낮다. 속리산은 정말 부드러운 길인것 같다. 

몇달전에 갔었던 계룡산 보다, 동내 뒷산인 계족산보다 등반하기 쉬운것 같다. 

물론 그곳보다 훨씬 높지만.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에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

'나희덕 속리산에서'




다 올라갈 때 까지 속리산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 올라가서는 모든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막 올라온 외국인에게 피니쉬 라고 하니깐 

올모스트라고 한다. 또 그다음에 할프라고 한다. 

맞는 말이였다. 정상은 끝이 아니라 절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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