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낮과 밤

점심에는 혼자서 라면을 끓여먹고
저녁에는 오리구이저녁 식사를 대접받는거 보면,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올 때는 벤츠를 타고 오는거 보면

낮에는 온몸에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추워서 두꺼운 옷을 꺼내 입는거 보면

하루에도 사계절을 느끼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는 파도를 느끼는거 보면
나는 그 어떤 장단에도 춤을 출 수 있는 거 보면

산다는거 살아간다는거 참 재밌다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할아버지 제사

할아버지가 장남이고
우리 아버지가 장남이여서 어릴 때 부터
우리집은 제사가 끊이질 않았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제사를 했으니깐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어릴 때보다는 제사가 많이 줄었고,
그럼에도 일년에 3번 제사상을 차리는데 하나는 설날, 하나는 추석, 마지막 하나는
할아버지 제삿날이다. 어제가 할아버지 제사였고
나의 할아버지를 말하자면 내가 엄마 뱃속에 임신한 상태에 돌아가셨으니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년도는 나의 나이에 +1하면 된다.

어제는 11시에 레슨하나를 끝내고 잠깐 2층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벌써 부침개 준비를 하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내가 도와드려야했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시고 어머니는 출근했기 때문에 물론 작은엄마가 분당쪽에서
내려오신다고 얘기는 하셨지만 언제 오실지 몰라. 내가 도와드리는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부침개를 하는데 이쑤시개같은 걸로 꼬치처럼 여러가지
재료를 엮은다음에 계란을 적시고 부치는것인데 계란이 풀같은 역할을 해서 재료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열심히 뒤집고 할머니는 빈곳이 생기면 틈틈히 계란을 중간중간 넣어
정성스럽게 준비를 했다. 거의 다 끝날 무렵 작은엄마가 오시고 또 엄마도 마침 일찍 퇴근하셔서
점심을 먹고 내려왔다.

저녁이 되어서 가족들이 하나둘씩 모였고 아버지는 술이 진득하게 먹은 상태로 특유의 술주정을 시작하였다. 가족 어느 누구도 터치는 없었다. 버릇없는 장남이라 오직 나만이 좀 조용히좀 하쇼
할아버지 왔다가 시끄러워서 다시 가겠습니다. 이랬다. 작은엄마가 오실 때 빵이랑 여러가지 사오셔서 그런것들 먹고 제사가 끝나고 다같이 밥먹는데 나는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엄청난 피곤함을 느꼈다.

그리고 셋째삼촌이랑 산에대해서 얘기하다가 옛날얘기 사는얘기 하느라 시간이 저녁 12시 30분 까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몇 일전까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는데 그 답을 조금을 알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제사를 드리고 다음 날

살고 싶어졌다. 그것도 엄청나게 잘 살고 싶어졌다.

2018년 10월 6일 토요일

핑크뮬리

시원한 바람이 접어들고, 날씨가 선선해지니 사람들은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어한다.

지난 여름 30년만에 뜨거운 여름은 나에게 시간을 빼앗고 할 일을 빼앗었다.

할 수 없이 어영부영 살아가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동내 한바퀴를 돌고 있는데

저기쯤에 할머니 20명 정도가 쭈그리고 앉아 무엇인가 그늘도 없는 한 낮에 무언가를 심고 있었다.

그리고는 젊은 남자 두명이 감독을 하고 있었고, 멀리서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있는 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작년에 분명히 이곳에서 핑크뮬리가 피어났었는데

아마도 지금 그것을 심고 계신가보다. 다행히 두 남자는 채찍을 들지 않았고 얼음물을 중간중간

할머니들에게 공급하면서 할머니들 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있었다.

이 얼마나 자본주의적인 인공적인 아름다움인가.

할머니들은 돈 때문에 노동을하였고,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었고

그 아름다운 공간을 즐기는 것은 보통의 젊은 아가씨들의 몫이기 때문이였다.

저기 만리장성은 누가 만들었을까?

저기 이집트의 미라미드는 ?



2018년 10월 2일 화요일

무지개

오랜만에 우연히 도서관 식당앞 의자에 고개숙이고 있는 너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언제 시간내어 밥한번 먹자고 약속했는데

이번 생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되었다

오늘은 생일이라며
너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꼬깔모자가 써있더라

죽은 사람에게 생일은 어떤 의미지?

공기는 차갑고 햇빛은 따사로운로운 가을날씨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비가 오고 또 금세 구름사이로 햇빛이 내려오더니 무지개가 떠올랐다

그리고 비둘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성장

 내가 어렸을때 소풍을 가서 잔디위에서 한참을 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다른 사람이 내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분명히 내 공인데 부끄러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 공을 달라고 말하지 못했었다.  나는 분명히 무언가 두려웠고, 미안했고,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