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것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프진 않았지만 피가 무척이나 많이 나왔고,
당황한 나는 앞집아저씨에게 붕대같은게 있냐고 물었고 아저씨는 검은테이프로 감으라고 조언을 해줬고, 하루동안 전기테이프로 지혈을 했다. 다행이 피는 멈추었고 상처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고
(겉에 피부가 살짝 벌어졌다.) 걸을 때마다 신경쓰일정도로 따끔거릴정도 였지만 참을 만했다.
몇일 동안.
문제는 오늘 화장실을 쓰다가 무심코 나오는데 세면대 하수구가 땅속으로 들어가있지 않고
밖으로 돌출 되어있는데 그 부분에 왼쪽 발을 부딪혔고, 역시다 날카로운 부분에 베여서
또 피가 나왔다. 우연찮게도 이번에는 검지발가락이였다. 저번에 처럼 똑같은 상황이라서
검은 테이프로 우선 감아서 조치를 취했고, 을지병원을 가기위해서 샤워도 하고, 옷도 새로 갈아입은
상태에서 좀 걷는데 이번에는 아프다.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걸어가기에 만만한 거리가 없었고, 버스타고 가다가 정류장 근처에 있는 병원이
생각이 나서 그렇게 했다. 그렇게 병원에가서 의사 선생에게 발을 보여주니깐
바로 꼬매자고 하셨다. 아무래도 양말에 묻은 피를 보고 그렇게 말한것 같다.
무슨 조치실에 갔고, 간호사가 누워있으라고 하고 다른 간호사는 여러가지 수술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이였다. 한 3분후 병원 원장이 와서 먼저 주사기로 마취를 하는데 나보고 쫌 따끔 거릴꺼예요.
말해줬다. 사실 따끔거리는 정도 아니다. 무진장 아픈거다. 19살때 병원에가서 부분마치 해본 기억이 있어서, 또 주변에 아가씨도 있어서 이를 꽉깨물고 고통을 참았다. 주사는 3군데 정도 놓은것 같다. 그리고 몇번을 꼬맺는지 보지도 못하고 드레싱을 했다.
그리고 병원을 나와서 씩씩하게 걸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다시 을지병원으로 가는데 ...
가는 도중 점점 마취가 풀리기 시작했다. 욱식 욱식 심장 박동수에 따라서 상처부위에 고통이
느껴졌다. 버스안이라서 아파도 소리도 못내고 그냥 표정만 이랬다 저랬다 했다.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십리길 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다행이 잘 도착하고 찬양도 잘 부르고, 집에도 무사히왔다.
엄마한테 다쳤다고 하니깐 엄마가 요새 교회를 안가서 그렇다고 한다.
무슨 소리냐고, 그냥 내가 부주의해서 다친거지.. 무슨.
어렸을 때 치과에서
이를 빼고 나오는 길에
엄마는 나폴레옹 빵집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주셨다
이가 빠진 허전한 틈사이로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지나갔다
뚜벅뚜벅 병원을 나오는 길에
옛생각이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