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이 모여있는 서점과 도서관을 좋아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이 모여있는 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질서있게 위치된 책을 보고
조용히 책과 밀고 당기는 상태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월요일은 조금은 좋은 날이였다. 왜냐면 수영장도 문을 닫는 날이고,
마침 월요일 레슨이 화요일로 옮겨졌으니 책임이나 의무로부터 자유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상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세종도서관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차가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마침 집앞에 조치원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데 알고보니, 많은 경유를 거쳐서가서
차라리 기차를 타는것을 추천하였다. 이것도 좀 아닌것 같았다.
언젠가 대전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붉은색 세종시가는 버스를 보았고,
대전광역버스 1001번을 타면 그래도 가격대비 시간적으로 효울적인 교통편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오정동시장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1001번 버스를 타러 갔다.
가는 중에 그런생각이 들었다.
나의 목적지는 북쪽인데 지금 나는 남쪽으로 가고 있구나..
때로는 멀리 가기위해서 반대방향으로 가기도 하는구나.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끔찍한 장면을 보았다.
그건 이 텍스트와는 주제가 맞지 않으니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1001번 버스가 곧 도착했고 무사히 버스를 타고 세종시로 출발했다.
다시 나의 방향이 북쪽으로 가면서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통해서 가기 때문에 쾌적했고, 조용하고 승차감이 좋았다.
20분만에 도착지에 도착했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목적지인 세종도서관에 도착했다. 하지만 오늘이 휴관일이라고 관계자가 말했다.
예전 독일에서도 베를린의 홈볼트 대학교도서관에 들어갔을 때도,
단지 개인열쇠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들어가지 못한 기억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도서관은 나를 싫어하는 징크스가 떠올랐다.
허탈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세종호수 한바퀴 돌고 마침 점심시간이라 호수 매점에서
컵라면이나 하나 먹어야지 했는데 마침 매점도.. 휴관이였다.
호수를 빠져나와 작은 식당이 있어서 김치찌개를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종 교보문고, 영풍문고가 눈에들어왔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듯이(표현식상해..)
자연스럽게 들어갔고, 역시 넘실거리를 책들 속에서 파도를 타는 기분으로 이리저리 구경을했다.
맘에드는 책은 없었지만 최근에 플라톤의 향연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책이 저렴해서..
(책이 저렴하다는것은 나의 구매욕구를 더 자극해준다, 마치 가격대비 좋은 기계처럼)
구입하고 집에 돌아와 단숨에 읽어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오래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니
번역자에게 무한감사.. 아 돌아오는 길은 목상동 근처에서 내려 집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오는 버스를 타고왔다. 이것은 인터넷도 네이버지도도 없는 방법으로 돌아오게된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길과 배움은 걷지 않으면 또 해보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고. 이미 정해진 정보나 지식도 도움이 되지만 자기 스스로 겪어내며 만들어낸 지혜는 가장 짧은 길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오늘도 방황을 하고 내일도 방황을 하자. 그리고 최대한 빨리 돌아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