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7일 일요일

2016. 4. 16. 팽목항


멀리 떠나는 일이기에, 가방을 무겁게 하지 않고 카메라 정도만 담을 수 있는 가방을 챙겼다. 
하지만 마음의 짐은 그 어떤 가방보다 무거웠다. 겨우겨우 나를 달래고 마음을 비우고 
목적지를 향해 갔다. 출발 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일기예보를 보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광주에 도착하니 이제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올줄은 몰랐다.
광주에서 진도까지 다시 버스를 타야한다. 전라도만 와도 거의 다 온줄 알았는데 여기서도 버스를 타고 
두시간 반정도 가야했다. 여기서 40분을 다시 시내버스를 타야하는데 급하게 타느라 현금도 준비못했는데 황당해 하는 나를 보고 뒤에있는 우비입은 여학생이 나 대신 버스비를 내줬다. 고마워서 펜이랑 종이를 꺼내서 계좌번호 알려드리면 입금 해 드릴께요 했는데, 괜찮다고 얘기해줬다. 서서히 어두워지고 
비 바람은 강했다. 두려웠다. 목적지에 가까워 질 수록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겼다. 
도착을 했을 때,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놀랐고, 두번째는 비 바람이 너무 쌔서 우산이 별 의미가 없었다. 
자연의 거대함 앞에서 나의 감정과 생각이 보잘것 없어 보였다. 알고보니 옆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분향소가 있더라, 거기에 가서 아이들 사진을 보니깐 마음이 숙연해 졌다. 

아, 애들아... 미안해 너무 늦었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 나름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어,
너희 부모님 ,친구들 많이 힘들꺼야 너희가 천국에서 그 사람들 지켜줘.
그리고 나도, 내게 주어진 사람들 지켜줄께.

이제 정말 어둠이 왔다.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버스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승용차를 갖고 오신 분들이 있길래, 터미널 까지만 태워주실수 있느냐 고,
물어보니, 바로 타시라고 어딘지 모르지만 내비찍고 가자고, 나는 너무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무사히 터미널까지 갔다. 옷과 신발은 젖었고, 핸드폰 밧데리도 나갔다. 겨우 광주가는 표를 끊고 
마실것좀 사러갔다. 내 모양을 보니, 카페 아주머니는 다시 가게문을 열어주시고, 
메뉴에도 없는 따뜻한 우유를 주셨다. 핸드폰 충전도 했다. 
그렇게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성장

 내가 어렸을때 소풍을 가서 잔디위에서 한참을 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다른 사람이 내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분명히 내 공인데 부끄러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 공을 달라고 말하지 못했었다.  나는 분명히 무언가 두려웠고, 미안했고,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