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5일 월요일

주인

교회방송실에 고장나서 굴러다니는 마이크가 있길래 집으로 가져왔다.
이 마이크 상품명은 SM58인데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마이크가 아닐까?
가격은 10만원 초반대이고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마이크이다. 
U2의 보노는 이 마이크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하고, 오마바는 이 마이크로 연설을 하고
나가수에서 임재범과 인순이는 이 마이크로 노래를 했다. 
교회에서 사용되는 마이크 특성상 딱히 누구의 것이라고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장이 나도 무관심했고 이제는 누가 구입했는지 언제 고장이 났는지 아무도 모르는 물건이 되었다. 
월요일 아침 서둘러서 해야할 일이 없는데 어제 가저온 마이크를 고쳐야겠다 마음먹었다. 
마이크를 돌려서 열어보니 붙어있어야 할 선이 끊어져 있었다. 
얼른 도구함에서 인두기와 납을 준비해놓고 
10분도 안되서 수리를 완벽하게 했다. 
앰프에 연결하고서 테스트로 아아아아~ 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마치 스피노자가 사람의 행복은 그 사람이 가진 능력 만큼이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면 내가 가진 능력은 10대 20대 때 내가 겪어야 만 했던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서 얻은 결과인것 같다. 
그 때는 왜 그렇게 많은 문제들이 있었고 혼자서 얼마나 불행했던지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게 아닌데 ?
각설하고,
물건은 주인을 잃어버렸을 때 쓰레기가 되는것 같다. 
주어가 없는 문장이 생명이 없듯이 

나의 주인은 구굴까? 만약있다면 나를 돌보고 있겠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성장

 내가 어렸을때 소풍을 가서 잔디위에서 한참을 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다른 사람이 내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분명히 내 공인데 부끄러운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내 공을 달라고 말하지 못했었다.  나는 분명히 무언가 두려웠고, 미안했고,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