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딱한잔만

어떻게 하다보니 다시 남자 셋이 모였다.
이 모임은 특별한 약속도 없이 자석처럼 잘 모인다.  
오늘은 가장어린 남자의 생일이고, 우리는 저녁을 같이 먹기로했다. 
저녁 메뉴는 자장면이였는데 주차를 하다보니 너무 멀리 와서, 
근처에 족발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안경에 흐릿하게 김이 새겨졌다. 
맨 처음? 5년전 즈음에 생겼을 때 몇번 와보고 오랜만에 왔다. 
그런데 의외로 손님이 많았다. 주문을 했는데 빠르게 나오지 못했다. 
이런 저런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음식이 나왔고, 
처음 먹자마자. 오.. 맛있는데? 기분 좋은 느끼함 이라고 할까?
셋이 말없이 음식을 감상하듯 맛있게 먹는데 
참지못한 한명이 콜라를 시켰다. 아.. 좀 느끼한게 내려가는데?
그리고 나서 계속 먹는데 아... 딱 소주랑 먹으면 딱일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저기 아줌마 린하나 주세요. 
뼈다귀에 붙은 족발만남았을 즈음 뒤늦게 소주를 땄다. 
한잔씩 돌려 마시는데 소주가 미끄러저 목구멍으로 내려가 쓰디쓴 맛이 사라졌다. 
주변을 돌아 보니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많았다. 
평일 저녁이였는데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족발과 소주하나면 다 사라질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도 이 무리들과 어쩌면 한 무리가 된 듯한 기분이였다.
고작 1병을 마시고 남자 셋이서 3잔씩 딱 
얼굴이 신호등 빨간 불처럼 빨개졌다. 
다 먹고 나와서 시간이 좀 남길래 코인 노래방가서 한번씩 돌아가며 노래했다. 
남자 1이 행복하지마요, 남자 2가 정류장, 남자 3은... 난데 나는 심태윤의 짝을 불렀다. 
남자 2는 이런 노래 처음듣는다고 했다. 
남자 1도 10년만에 듣는다고 했다. 
남자 2은 이렇게 가끔식 뜬금없다. 
그래도 남자 1과 남자 2가 노래 좋았다고 했다. 
마지막 즈음에는 막 따라 불렀다. 
그리고 남자 1도 일하러 갔다. 남자 2도 일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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