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5일 목요일

권정생선생어록

뒤처져 있다고 불행하다고 생각도 하지 말자
작은 꽃다지가 노랗게 피어 있는 곳에도 나비가 날아든다.
작은 세상은 작은 대로 아름답다.

꽃을 꽃으로만 볼 수 있는 순수의 눈을 가질 때,
이 세상의 모든 장벽은 허물어져 사라질 것이다.

짧은 인생, 좋은 일만 하다 죽는 것도 모라자라는데,
무엇 때문에 전쟁 같은 것을 해야 합니까.
어떤 이념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이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먹는 것 입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잘못된 향락은 더 큰 고통이 따른다는 것. 우리에게 더 소중한 것은
푸른 하늘 밑에서 여덟 시간 일하고 이웃과 더불어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가난할수록 더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착하게 살 수 있는 권리는
아무도 못 빼앗아 간단다. 우리 못 먹고 못 입어도
꽃 한 송이 참새 한 마리도 끝까지 사랑하자꾸나.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이 없다면 이 세상 살아갈 가치가 없습니다.
산다는 건 눈물투성이입니다.
인간은 한순간도 죄 짓지 않고는 살 수 없는데
어떻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만 있겠습니까...

그동안 늘 혼자였지요. 함께 살아온 건 생쥐 몇 마리뿐입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던 시절엔, 옆집 할머니네 감나무에
밤마다 부엉이가 찾아와 울었지요. 살쾡이가 와서
방문을 두들기고 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것은 인간들만으로 국한할 수 없습니다.
살아 있는 목숨은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합니다.

여태까지는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 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외로운 만큼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하나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바람도 살고 햇빛도 투명하고 교회 종소리도 들려오지.
내 몫 이상을 쓰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야.
내가 두 그릇의 물을 차지하면 누군가 나 때문에 목이 말라
고통을 겪는다는 걸 깨달아야 해.

인간의 아름다움은 노동에 있다. 놀고먹는 사람만큼 추한 것은 없다.
노동은 가난이 무엇이고 고통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한다.
가난하지 않고, 고통하지 않고, 인간은 행복을 얻지 못한다.

인간을 사랑함이 곧 하나님을 사랑함이며
인간을 사랑하는 길은 이웃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길이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것이 한 삶의 '내' 것은 없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것 '내'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하나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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